현대차, 자율주행 기술 전략 전환…라이다 대신 카메라를 선택한 이유는?

현대자동차가 자율주행 기술의 핵심 센서로 여겨지던 라이다(LiDAR)를 배제하고, 카메라 기반 시스템으로 전략적 전환을 선언했습니다. 이 결정은 단순한 기술적 선택을 넘어, 현대차의 자율주행 철학과 장기적인 비즈니스 전략을 반영하는 중요한 시사점이 있습니다.
1. 내재화 전략: 독립적 기술 경쟁력 확보
현대차는 자율주행 기술의 미래 경쟁력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 기술의 내재화를 꼽고 있습니다. 송창현 현대차 사장은 “자율주행 기술의 핵심은 외부 공급자에 의존하지 않는 것”이라고 강조하며, 라이다 센서는 아직까지 고급 모듈의 상당 부분을 외산에 의존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반면, 카메라 방식은 엔지니어링 전반을 그룹 내에서 설계하고 제어할 수 있어, 제품 개발의 유연성과 기술 통제권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습니다.
2. 비용 구조의 변화: 카메라의 압도적 효율성
라이다 센서의 가격은 과거 수천 달러에서 최근 500~800달러 수준으로 낮아졌지만, 카메라는 여전히 훨씬 더 저렴하며 대량 생산이 용이합니다. 특히 현대차처럼 대중차 브랜드에서는 원가 절감이 곧 소비자 가격 경쟁력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단일 차량에 수 개의 센서를 장착해야 하는 자율주행 기술에서는 경제성이 곧 전략입니다.
3. 테슬라 '비전' 시스템에서 배운 교훈
테슬라의 자율주행 시스템은 오직 카메라만으로 환경을 인식합니다. 이른바 '테슬라 비전(Tesla Vision)'은 8개의 카메라로 고속도로와 도심 주행 모두를 처리하며, 실제 상용화 사례로서 많은 자동차 기업들에게 강한 인상을 주었습니다. 현대차 역시 이런 흐름을 참고하여 카메라 기반 접근법의 실효성을 재확인했고, 이는 실질적인 시장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 되었습니다.
4. 포티투닷을 통한 기술 내재화 가속화
현대차는 자회사 포티투닷(42dot)을 통해 카메라 중심 자율주행 플랫폼을 집중 개발 중입니다. 포티투닷은 소프트웨어 중심의 모빌리티 OS와 도심 주행에 특화된 AI 기반 자율주행 알고리즘을 보유하고 있으며, 카메라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정밀 3D 공간 인식을 가능하게 합니다. 이를 통해 현대차는 자체적인 차량 플랫폼에 최적화된 통합 솔루션을 구현하고 있습니다.
5. 기술적 유연성과 소프트웨어 확장성
카메라 방식은 하드웨어보다는 소프트웨어 중심의 기술입니다. 이는 OTA(Over-the-Air) 방식으로 지속적인 성능 개선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전통적인 센서 중심 접근법보다 훨씬 유연합니다. 양안 카메라 구성으로 거리 측정까지 가능하며, 텍스트, 도로 표지, 신호등 등 라이다가 처리하지 못하는 시각 정보까지 분석 가능하다는 것도 강점입니다.
6. 라이다의 태생적 한계

라이다는 고정밀 3D 맵핑에 탁월하지만, 비·눈·안개 등 기상 악화에 매우 취약하고, 복잡한 반사체가 없는 환경에서는 인식 성능이 저하될 수 있습니다. 또한, 높은 전력 소비는 전기차와의 궁합에서도 한계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이에 반해 카메라는 낮은 전력으로도 고해상도 인식이 가능하며, 소프트웨어로 보완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지속가능성이 높습니다.
7. 통합성과 다목적 활용
카메라는 외부 환경뿐만 아니라 차량 내부까지 모니터링할 수 있는 범용 센서입니다. 운전자 주시 시스템(DMS), 실내 승객 인식, 교통 상황 판단 등 다양한 기능과 통합이 가능하며, 이는 미래차의 스마트화 흐름과도 자연스럽게 연결됩니다.
결론: 현대차의 전략은 효율성과 확장성의 결합
현대자동차가 라이다 대신 카메라 기반 자율주행 시스템으로 전환한 이유는 단순한 비용 문제가 아닙니다. 기술의 내재화, 글로벌 경쟁사와의 차별화, 그리고 지속 가능한 확장성과 소프트웨어 중심의 진화 전략이 결합된 결과입니다. 향후 자율주행차의 상용화와 대중화가 진행될수록, 현대차의 이 같은 선택은 더욱 설득력을 갖게 될 것입니다.
자율주행 기술의 미래는 단순히 센서의 선택이 아니라, 어떤 철학으로 구현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